시총 대형주들이 상대적으로 연초 뒤처지는 이유: 비중 조절 문제에 있다

 | 2022년 01월 13일 14:37

2022년을 시작하고 주식시장을 가만히 살펴보다 보면 코스피 시장이든 코스닥 시장이든 공통으로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군들은 지지부진하고 오히려 그 아래 중형주 이하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형주들의 부진 원인을 다양한 이유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부 문제로 인한 비자발적 비중 조절이 대형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h2 패시브 자금이 지배하는 금융시장 : 그러다 보니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중요/h2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운용전략은 이제 글로벌 기본 전략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2018년~19년 사이에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패시브 펀드 설정액은 액티브 펀드 설정액을 넘어섰지요. (자료 참조 : 뜨는 ‘패시브 펀드’ 증시에 어떤 영향 미칠까, 이코노믹리뷰 2020년 2월 10일 자 기사)

액티브 펀드도 엄밀히 따져보면 벤치마크 지수에 따라 펀드 운용 결과를 평가받다 보니 지수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부분 기관과 외국인 자금은 패시브 성격이 매우 강하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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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163조9천억 원(2021년 10월 말 기준, 기금운용본부 참조) 또한 기준지수를 두고 추종하는 성향이 있기에 패시브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패시브 자금을 운용하는 방법은 쉽습니다. 시가총액 비중과 제도적 규정 비중에 맞춰서 그 금액을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기준지수의 편입/편출이 있거나 지수 트래킹 에러가 발생하면 살짝 비중을 조금씩만 조절해 주기만 하면 되지요. 그러하기에 패시브 펀드(또는 패시브 ETF)는 액티브 펀드보다 운용 수수료가 매우 쌉니다.

그런데 여기서 비중이 틀어지게 되면 대대적인 비중 조절이 있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구성 종목들 전체 수급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대표 지수들은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들로 구성된 경우가 많기에 시가총액 대형주에 영향이 클 가능성이 큽니다.

h2 코스피 비중 왜곡 발생 : 코스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여파 그리고 코스닥에서도./h2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중 조절 정도는 증시 전체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개별 종목 단위에서 기준지수 편입 종목은 수혜를 입고 기준지수 편출 종목은 수급 불안을 경험하긴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은 새해 벽두부터 만만치 않은 비중 왜곡 현상이 만들어졌습니다.

가장 큰 이슈는 바로 LG에너지솔루션 신규 상장일 것입니다.

현재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은 2,200억 원 수준이고 대형주들이 집중된 코스피200 지수는 1,900조 원 조금 안 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LG에너지솔루션이 다음 주 공모 과정을 거쳐서 상장하게 됩니다. 시장에서는 100조 원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을 예상합니다. 100조 원이면 삼성전자 (KS:005930) 다음으로 2위의 시가총액 순위이지요. 여기서부터 우리 계산을 하나 해 보겠습니다.

현재 시가총액 5위까지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S:000660), NAVER (KS:035420), 삼성바이오로직스 (KS:207940), LG화학의 코스피200 지수 내 비중은 각각 24.68%, 4.94%, 3.02%, 2.98%, 2.78%입니다.

그런데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고 시가총액이 100조 원에 이르면 코스피200 내 비중은 이렇게 변합니다.

삼성전자 23.44%, LG에너지솔루션 5.02%, SK하이닉스 4.69%, NAVER 2.87%, 삼성바이오 2.83%, LG화학 (KS:051910) 2.64%

글로 쓰니 눈이 아프군요. 그냥 아래 표로 함께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