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증시에 변수로 급부상 : 인플레이션 우려(?) 그때그때 달라요

 | 2021년 10월 12일 12:09

글로벌 인플레이션 불안에 대한 우려가 증시 기저에 계속 깔려 있었습니다만, 유가가 배럴당 80$ 선을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변수가 현실적인 증시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중간재 가격도 급등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재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악재로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는 요즘입니다만, 참으로 아이러니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 인플레이션에 얽힌 금융시장 반응 요약.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 진정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심지어 수출입용 선박이 부족하고 운송 차질도 발생하는 가운데 해상 운임도 급등하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2021년 들어 기저효과로 인해 물가 상승률은 더 높게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세계의 공장이었고 글로벌 저물가 상황을 수십 년간 유치하게 하였던 중국이 저비용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하지도 않던 환경까지 신경 쓰면서 전력난까지 발생하니 인플레이션 우려가 전 세계를 뒤흔들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금융시장에 경계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높아지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 연준과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긴축 스탠스를 강화할 것이라는 걱정입니다. 심한 경우 과거 1970년대~80년대 초반의 유가 파동 발 고인플레이션 시기를 떠올리기도 하더군요.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초강력 매파 성향의 볼커 의장은 미국의 기준금리를 20%대까지 높이기도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급격히 높아지는 물가가 역으로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역사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가계의 경제적 수입은 가장 마지막에 늘어나다 보니 비싸진 소비재를 구매하는 데 한계가 발생합니다.
 
극단적으로는 이 두 인플레이션+저성장 상황이 얽힌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냐는 금융시장 우려가 10월 들어 커지고 있습니다.
 
 
▶ 격세지감 : 2010년에는 저물가가 일상이 된다는 뉴노멀 이 유행어였는데.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상황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201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저물가, 저성장 상황이 일상적인 상황이 된다는 뉴노멀(New Normal)이 유행어처럼 쓰였던 당시 상황을 떠올려본다면 아이러니하기까지 합니다.
 
문득 2016년 1분기에 증시를 흔들었던 악재가 떠오릅니다. 2014년 배럴당 100$에 이르던 국제유가는 2014년 중반부터 급락하더니 2015년 연말에는 30$ 선 그리고 2016년 연초에는 20$ 선에 진입하기에 이릅니다. 전 세계적인 저물가 수준 아니 물가가 깎이는 디플레이션 상황이 발생하던 시절이 2010년대였습니다. 그런데 2015년 후반 유가가 30$에 이르던 때, 글로벌 증시는 산유국 발 금융위기 우려로 흔들렸습니다. 특히나 중동 산유국에 많은 돈을 빌려주고 이를 파생 상품화하여 복잡하게 엮은 유럽에 유력 은행들의 위기설 소문이 돌았었습니다. (ex 도이치방크 등)
 
당시의 초 저물가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는 “물가 상승”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렸었습니다만, 물가 상승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21년 현재! 그렇게 바랬던 물가 상승이 찾아왔지만, 이제는 너무 과하다고 생각해서일까요? 금융시장은 오히려 반갑지 않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