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 금리 급등, 증시의 색을 바꾼다 : 두려움보다는 다른 관점

 | 2021년 09월 30일 11:52

인플레이션 우려는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더욱 강하게 굳혀졌습니다. 이달 중순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는 미국 장기 금리를 급등시켰고 갑자기 튀어 오른 장기 금리는 시장에 큰 부담을 주면서 추석 연휴 이후 글로벌 증시와 한국 증시를 뒤흔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장기 금리 급등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무조건 두려워하기보다는 주식시장의 색이 바뀌는 새로운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급하게 상승하는 금리가 증시에 부담을 주는데.

시장금리는 단기금리와 장기 금리로 구분을 할 수 있습니다. 단기금리는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고, 장기 금리는 경제 기대치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반영됩니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장기 금리가 상승한 것은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장기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주택담보 대출 금리나 중장기 회사채 및 국채의 발행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국 경제 주체들의 이자 비용이 증가하게 되면서 경제 위축과 부도율 증가 가능성이 커지게 되지요. 이는 결국 금융 시스템에 불안감을 만들면서 증시를 뒤흔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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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장기 금리가 천천히 상승할 때는 증시에 큰 부담을 주지 않지만, 9월 후반부처럼 장기 금리가 갑자기 튀어 오르면 주식시장은 긴장하면서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다만, 장기 금리 상승은 시장의 색을 바꾸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장기 금리 상승은 소위 성장주와 가치주 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증시 전반에 색을 바꾸게 됩니다.
개념적으로 성장주는 머나먼 미래 (기대) 이익을 끌어와서 현재 기업가치로 평가받는 주식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요구 수익률로 할인하여 가치를 평가받게 됩니다. 장기 금리가 하락할 때는 요구 수익률, 즉 할인율도 낮아지기에 기업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지만 장기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반대로 기업가치는 급격히 낮아지게 됩니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면, 100년 뒤에 누군가가 1억 원을 준다고 한다면 저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가치 훼손이 거의 없어 현재 가치로도 큰돈처럼 느껴지겠지만, 고금리 상황에서는 현재 가치로 푼돈이 되고 말지요.

이와는 반대로 현재 이익을 만들고 있거나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배당을 꾸준히 지급하는 가치주 영역의 기업은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성장주보다 선방하거나 강세를 만들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작년 9월 말부터 올해 2월 말까지 5개월여간 미국 장기 금리가 치고 올라가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당시 가치주들은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힘을 내었고 반대로 성장주들은 그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흐름이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