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가 증시 발목을 잡고 있다. 양날의 칼 빚투 그런데! (feat 금감원 소비자 경보)

 | 2021년 09월 28일 13:15

여러 가지 증시 변수가 하반기에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재료들을 더욱 강하게 증폭시키면서 증시에 부담을 주는 원인이 있습니다. 바로 빚투! 이지요.
빚투를 당연시하는 문화가 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주식시장에서 형성되었습니다. 신용대출, 카드론, 소위 엄빠카드, 신용융자, 미수 등 어떠한 형태로든 빚투를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처럼 취급받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8월부터 가시화된 빚투에 따른 영향. 증시에 한동안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 응답하라 1988~89년? 그 시절 신용융자를 당연시 사용했던 개인투자자들은
 
1980년대 증시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상승장이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89년까지 종합주가지수가 6배 넘게 상승하였으니 다른 비유가 필요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 시절 개미투자자들은 신용거래를 당연히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한 정도가 아니라 신용거래를 하지 않으면 바보 취급당하였지요.
그리고 당시 증권사에서는 잠시 증시가 밀려서 증거금이 미달하더라도 직권으로 조금 더 버틸 수 있게 융통성을 발휘하기도 하였습니다.
조정장이 오더라도 조금만 버티면 다시 주식시장은 상승했으니 금방 손실 회복하고 엄청난 수익률을 만들었지요.
 
하지만 그렇게 거대해졌던 빚투 문화는 1989년 이후 증시가 조금씩 하락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주가지수가 불과 10% 정도 하락한 89년 가을부터 “증거금이 부족한데도 방치된 깡통 계좌 문제”가 경제 뉴스에 자주 등장하였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요즘처럼 위험하니 조심하세요. 수준이 아니라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이 뉴스로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급기야 1990년 주가지수가 89년 고점 대비 30~40% 하락하자 당시 금융 당국은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증거금이 미달한 신용계좌들의 강제 청산을 전격적으로 단행한 것입니다.
1990년 10월 10일, 1차 깡통 계좌 일제 정리 사태가 발생하였지요.
그 결과 일확천금을 꿈꾸었던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개인의 손실을 넘어 가계, 사회 문제로 비화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깡통 계좌” 그리고 “주식투자 패가망신”이라는 용어가 그 당시 태어났고 고착화 되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 그때처럼 위험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빚투는 임계치에 들어와 있었다.
 
증시 토크 칼럼을 오랫동안 보아오신 독자분들이시라면 한 달에 한두 번씩은 빚투를 주의하시라고 글을 써온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개인투자자분들 중 거의 대다수는 레버리지를 통제할 만큼의 투자 강한 마인드와 투자 전략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개인투자자분들 중 상당수가 2020년 동학 개미 운동과 함께 증시가 폭발적으로 상승하자, 마치 1980년대 후반 선배 개미투자자처럼 “빚투는 당연한 거 아닌가?”라는 식의 매우 공격적인 마인드로 여기저기에서 빚을 당겨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물론 이러한 빚투는 증시에 모멘텀을 제공하긴 합니다. 하지만 상승 모멘텀은 영원할 수 없지요. 임계치는 분명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증시가 하락하거나 작은 악재가 발생하면, 신용융자 및 미수금들의 마진콜과 강제 청산은 급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한 개별 종목 단위의 연쇄 급락은 마치 도미노처럼 발생하게 됩니다.
(※ 빚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바로미터는 신용융자이지요. 신용융자는 마치 그림자처럼 모든 빚투 규모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