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코인 시장 급락이 글로벌 증시도 흔들었다 그리고 얼핏 느껴지는 2000년

 | 2021년 05월 20일 13:12

이번 주 월요일(5월 17일) 증시 토크 “주식시장 단기적으로 코인 시장에 휘둘릴 수 있다”에서 언급해 드렸던 시나리오가 수요일 휴일을 보내는 동안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상 화폐 시장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단속 소식과 머스크의 오락가락하는 트윗들로 인한 피로감은 코인 시장의 검은 수요일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여파는 글로벌 증시에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 코인 시장의 날카로운 하락은 주식시장에도 단기 악재로 등장한다.

지난달 4월 말부터 조짐이 있었고, 이번 달 들어서는 균열이 급격히 벌어지던 코인 시장이 급기야 검은 수요일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대부분의 가상 화폐들이 최고점 대비 반 토막 수준까지 급락하였습니다. 날카롭게 하락한 코인 시장의 한기는 결국 글로벌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말았지요.

지난 월요일 증시 토크에서 재차 설명해 드린 바처럼, 과거 2017~18년 당시와 달리 거대해진 거래대금과 코인들의 시가총액은 결국 금융시장과 여러 각도에서 얽힐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하락만으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수백조 원이 증발했다는 뉴스 기사들은 그냥 흘려버릴 사건이 아닙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알트코인의 시가총액 증발까지 고려한다면 전 세계 가상 화폐 투자자들의 부(富)가 그대로 녹아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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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화폐 투자에 대한 물타기 목적, 레버리지 증거금을 채우기 위한 목적, 다른 자산들에 대한 담보대출 상황 목적이든 다양한 이유로 주식 자산을 매도하는 현상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일정부분 금융시장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 인플레이션 우려 등도 함께 작용하였습니다.)


▶ 얼핏 느껴지는 2000년 IT버블 붕괴 당시

과거의 현상이 현재와 일치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근 가상 화폐 시장의 버블 형성과 급락 그리고 이에 따른 증시반응을 보다 보면 2000년 IT버블 형성과 붕괴 당시와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2000년 IT버블은 직전 90년대 내내 이어졌던 미국 증시 상승장이 90년대 말, 1999년에 절정을 이루면서 묻지 마 상승장을 만들었습니다.
회사 이름에 ~~닷컴, ~~테크 등이 붙기만 하여도 주가는 몇 배, 수십 배, 수백 배씩 상승하였습니다. 반대로 고리타분한 기업들은 IT버블이 절정에 이르던 1999년 그해 철저하게 소외받고 되레 하락하였었지요.
그 시기 워런 버핏은 실력 없는 늙은 투자자로 취급받았을 정도로 당시 IT 거품은 세상을 바꾼 듯하였습니다.

최근 가상 화폐 시장을 보다 보면 그 당시와 비슷한 부분이 많이 느껴집니다.
IT버블 당시에는 똑똑하고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술주 투자에 먼저 집중하였고, 이후 일반 투자자들까지도 뒤늦게 뛰어들며 강세장을 크게 폭발시켰습니다. 이 강세장에서 기술주는 상상 이상의 수익률을 만들었지만, 반대로 안정적이라 생각되던 주식들은 되려 소외당하였습니다.
현재 가상 화폐 시장도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똑똑하면서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먼저 집중하였고, 올해 들어 일반 투자자들까지도 뒤늦게 뛰어들면서 폭발적인 강세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장에서는 가상 화폐를 과거 기술주와 빗대어볼 수 있겠고 반대로 그냥 일반 주식시장은 닷컴 버블 당시 안정적인 주식으로 빗대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 과거 IT버블 붕괴 시기 주식시장 전체에 영향이 있었지만, 판도가 바뀌게 된다.

2000년 IT버블이 붕괴하고 당시 나스닥 지수는 2000년 연초부터 2002년 연말까지 만 3년간 ?67% 하락하게 됩니다. 2000년 한해에만 ?40% 하락하였고, 2001년에는 ?21%, 2002년에는 ?31% 하락하며 3년 연속 치욕적인 하락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 다우존스 지수는 ?27% 정도만 하락하였습니다.
2000년 닷컴 버블이 붕괴할 당시 왠지 동조화된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2000년에는 ?6.17% 하락한 정도였고 2001년에는 ?7.1%, 2002년에는 ?16% 하락하면서 나스닥 급락보다는 매우 양호한 조정으로 선방합니다.

즉, 과거 IT버블 붕괴 시기 주식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기는 하였지만 고리타분한 주식들은 닷컴 기업들의 붕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입니다.

그런데. 2000년 이후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흥미롭게 흘러갑니다.
1999년에 주가가 ?19.9% 하락하며 기술주 투자자들에게 철저히 무시당하던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0년 +26.6% 상승, 2001년 6.5% 상승, 2002년 ?3.8% 하락하면서 IT버블 붕괴에서 완전히 다른 흐름을 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