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8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WTI 상승론자들은 $30대 후반의 유가를 향해 몰려들고 있다. 셰일 채굴업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엄청난 반등세를 보인 원유에게는 오히려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만기까지 48시간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최근월물인 6월 인도 WTI는 4월 28일 저점 $10.07에 비해 무려 200% 이상 상승한 상태다.
대부분의 공은 오클라호마에서 노스다코타, 그리고 텍사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역에 자리잡은 채굴업체들의 것이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수요가 붕괴하자 얌전히 파산을 기다리는 대신 손해를 감수하고 수백 곳에 달하는 시추공과 유정을 폐쇄했다.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은 지난주 산유량이 3월 중순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 일일 1,350만 배럴에 비해 150만 배럴 낮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바로 1개월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사태로 아무도 원하지 않는 원유가 넘쳐나 미국 내 원유 저장 공간이 동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상태였다. EIA가 제시한 새로운 예상치는 이 우려를 단순히 덜어내는 선에서 그치지 않았다. 만기 WTI 선물의 인도지인 오클라호마 쿠싱 허브의 데이터는 아직도 저장 공간에 여유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WTI 6월물과 7월물 사이의 콘탱고 내지는 할인이 월요일 아시아 시장에서 사라지다시피 했으니, 이제는 원유를 저장할 경제적인 이유도 없다. 최근월물은 금년 들어 차근월물 대비 $5에서 $10 가량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었으며, 금요일 마감 시점에만 해도 $3 이상의 차이가 있었다. 물론 지난달, 사상 최초의 마이너스 유가와 함께 발생했던 $20 이상의 슈퍼 콘탱고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원유 하락론자들은 이 덕분에 꿈에서나 그리던 수익을 손에 넣었다.
원유 반등세 꺾을 수 있는 새로운 심리학
하지만 상승론자들이 다시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WTI 가격이 $30을 넘기면서 채굴업체들 사이에 새로운 경제학과 심리가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
EIA는 여전히 산유량 감소 소식을 전하고 있으나, 송유관 건설업체인 에너지 트랜스퍼(Energy Transfer LP, NYSE:ET)의 CCO 맥키 맥크리(Mackie McCrea)는 지난주 전화 회담에서 퍼미안 분지 미들랜드 지역의 폐쇄 유정 일부가 생산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맥크리에 의하면 월초를 기준으로 에너지 트랜스퍼의 미들랜드 파이프라인을 이용하던 원유 운송량이 약 8% 감소했다고 한다. 지난주에는 감소했던 원유 운송량의 25% 가량이 회복되었다.
양대 셰일 업체인 다이아몬드백 에너지(Diamondback Energy, NASDAQ:FANG)와 파슬리 에너지(Parsley Energy, NYSE:PE)는 지난주, 유가가 배럴당 $30 수준까지만 올라간다면 감산을 완화하고 새로운 유정을 프래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이아몬드백의 당초 계획은 금번 분기 프래킹 팀 대부분을 현장에서 철수시키고, 이번 달 산유량을 10%에서 15%가량 줄이는 것이었다. 텍사스 미들랜드에 위치한 다이아몬드백은 연말을 기준으로 시추 작업을 완료했으나 프래킹에 돌입하지는 않은 유정이 150곳을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을 제시했다. 채굴업체들이 공급 과잉 현상에 시달리는 시장에 추가로 원유를 공급하려고 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파슬리 에너지는 생산량 4분의 1을 줄였으며, 시추공 5개와 프래킹 작업 2곳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 목표들이 달성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감산 동참 약속도 힘을 잃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5월 1일부터 진행하는 일일 최소 970만 배럴의 감산에 협력할 것이며, 미국의 감산량은 일일 200만 배럴 가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뉴욕 에너지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Energy Management Institute)의 리스크 및 트레이딩 부문 이사 도미닉 처리첼라(Dominick Chirichella)는 지난 2주 사이의 유가 상승세가 유지될 경우, 이번 달 원유 반등의 주역이었던 채굴업체들이 원유의 장기적인 회복을 위협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처리첼라는 지난 주말, "투자자들은 국내 산유량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려 할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충분히 높아지기만 한다면 셰일업체들이 빠르게 산유량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내놓았다.
감탄스러운 가솔린 소비량, 암울한 디젤
셰일업체들이 애널리스트들의 우려대로 움직여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이유가 있다. 수급 측면에서 보았을 때 시장은 여전히 균형과는 거리가 먼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2주 사이의 가솔린 소비량은 인상적인 수준이었지만, 디젤 수요는 여전히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50개 주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든 경제 활동을 재개한 상황에서도 재택근무는 이어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버스와 기차 운행이 평소에 비해 줄어들었다. 현재 디젤 소비량은 4개월 전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미국 시장의 불균형이 악화되고 있다는 조짐이 보이면 WTI는 다시 콘탱고 현상을 일으키고 만기를 앞둔 최근월물을 위기에 빠트리게 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5월 인도 WTI 선물 만기 당시와 같은 끔찍한 상황을 피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이 구조적으로 안정을 찾기 전에 산유량이 증가한다면 지금 반등세는 즉시 사그라들게 될지도 모른다.
유전 서비스업체 카나리(Canary)의 CEO 댄 에버하트(Dan Eberhart)는 지난주 포브스(Forbes) 기고문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 셰일업체들이 긍정적인 현금 흐름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유가가 오르는 순간 폐쇄 유정의 생산을 재개하거나 유정을 완성해 판을 엎어버릴지의 여부다,"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의 원유 애널리스트 줄리안 리(Julian Lee) 역시 비슷한 우려를 제시했다. 리는 최신 기고문에서 "지금 코앞에 닥친 위기는 두 가지다: 지나치게 이른 봉쇄 해제는 코로나19의 2차 확산과 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가까스로 성사시킨 산유량 제한을 지나치게 빨리 해제하는 것은 2차 유가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처리첼라는 지난 2달간 425개의 시추공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산유량은 여전히 5년 전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주말 기고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덧붙이기도 했다:
“미국의 상류부문 섹터는 현재 평상시에 비해 84%가량 적은 258곳의 시추공을 운영하고 있으나, 산유량은 2014년 10월에 비해 일일 2,725,000배럴(30.7%) 증가했다."
역사적 경기 부양책과 중국 긴장으로 금 상승
귀금속 방면의 경우에는 금이 상승세를 보였다는 소식이다. 금 현물은 지난 금요일 드디어 $1,750의 벽을 뛰어넘으며 7년 반 고점을 기록했다.
연준과 재무부, 그리고 의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미국 경제의 회복을 돕기 위해 수조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고 있다. 금 선물은 그 덕분에 저항선인 $1,780를 시험하고 $1,800을 목표로 움직일 추진력을 얻었다.
뉴욕 기반 온라인 거래 플랫폼 OANDA의 애널리스트 에드 모야(Ed Moya)는 "미국 경제 데이터가 점차 악화되면서 금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중 무역 긴장 고조와 함께 금의 가격 상승에 꾸준히 힘을 실어줄 것이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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