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처음에는 원유. 다음은 금일지도 모른다.
러시아는 종종 과소평가되곤 하지만, 사실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국가다. 그런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안을 거부한 것이 유가를 18년 저점까지 하락시킨 원인 중 일부라는 사실로 알려지면서 러시아의 경제적 영향력을 새삼 알아차리는 투자자들이 있는 듯하다.
사상 최악의 원유 수요 붕괴 사태가 일어난 것은 러시아의 OPEC+의 이탈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시기에 맞지않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에 영향을 받은 일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금 투자자들은 러시아의 금 매입 중단 결정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인할 기회를 얻었다.
지난 5년 사이 400억 달러 상당의 금을 사들인 러시아가 매입을 중단한 것은 저유가로 인한 예산 압박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화요일 블룸버그 보도에 의하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4월 1일부터 금 매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의 금 보유고가 이미 충분한 수준에 도달했고 더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끈질긴 매입에서 갑작스러운 중단으로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금 매입은 최근 몇 년,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을 처분하고 고리스크 고수익 자산으로 넘어가는 와중에도 금 시장을 지탱한 주된 요소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은 현재 시세인 온스당 약 $1,600를 기준으로 7,500만 온스, 내지는 총 1,200억 달러에 상당하는 양이다.
다양한 매체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끌어모은 국가로 지목된 중국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6개월 전을 기준으로 했을 때 6,264만 온스로 추정된다. 이 두 수치가 모두 사실이라고 가정했을 때, 중국인민은행이 코로나19 발발 전부터 금 매입량을 늘렸으며 거의 처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두 국가의 금 보유량은 거의 같은 수준일 것이다.
요점은 이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코로나19로 인한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보유고의 금을 상당량 처분하기 시작한다면 상황은 어떻게 될까? 러시아의 2020년 GDP 대비 재정적자는 1.5% 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3.5%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러시아 경제는 중국의 놀랍도록 다양화된 경제에 비해 원유 의존도가 높다.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둘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금을 처분할지 알아차리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러시아의 금 매입 중단 결정은 아직까지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은 상태다. 금 가격은 월스트리트에서 상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금을 "최후의 통화"로 지목한 뒤 상승세를 누렸다.
금 현물은 3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화요일, 약 3.2% 내지는 $52 하락한 온스당 $1,571.31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 COMEX의 금 선물은 온스당 $46.6 또는 2.9% 하락하며 $1,596.60을 기록했다.
금 여전히 6분기 연속 상승
금 현물 가격은 월간 1% 가까이 하락하기는 했으나, 분기 기준으로 보았을 때 5% 올라 6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금 선물은 3월 들어 2% 상승했으며 분기 상승폭은 마찬가지로 5%다.
지금 금이 보이는 강세는 앞으로도 현재 가격대인 $1,500에서 $1,600 사이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을 덮칠 폭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 소속 애널리스트였으며 뉴욕에 마이크 노먼 이코노믹(Mike Norman Economics)을 창립한 금 시장 전문가 마이클 노먼(Michael Norman)은 "러시아가 금 매입을 중단한 것은 매우 중대한 사건이다,"라고 말한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큰 금 매수자가 시장에서 이탈한 일이니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노먼은 이번 화요일, 매수세가 시작되어 금 현물과 선물이 $1,600 밑으로 하락하기 전 자신의 금 포지션을 청산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추가적인 하락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1,450을 재시험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고 본다. $1,370에서 $1,380 사이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는 것이 노먼의 의견이다.
화요일에 러시아 금 매입 중단 기사를 보도한 블룸버그 역시 금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딜러들이 3월 초순, 금이 7년 고점인 $1,700을 목전에 두었을 때 매도에 나서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은 강한 분기 수익에도 불구하고 안전 자산보다는 위험 자산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포함한 각종 분야의 손실을 만회하고 마진 거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을 처분해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러시아 금에 대한 수요 있음; 가격에는 논란의 여지가
"중앙은행은 금 매도자들에게 공급을 외부로 돌려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러시아 ING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드미트리 돌긴(Dmitry Dolgin)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어 "글로벌 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높은 수요 덕분에 금 매도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듯하지만, 러시아 중앙은행은 예산 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가격보다 편의성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 반드시 시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단기적으로 금에 강세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로는 연준이 화요일에 공개한 해외 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구들을 상대로 임시적인 레포 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결정을 꼽을 수 있다. 이번 결정으로 신용 시장에 상당량의 달러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공급의 증가는 달러의 역투자 항목인 금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노먼은 "우리는 연준의 발표 뒤 달러지수가 103에서 98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움직임이 달러 하락과 금 상승에 과연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거래 플랫폼 OANDA의 애널리스트 제프리 할리(Jeffrey Halley)는 $1,450가 금의 견고한 임시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1,650를 넘어서는 반등을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는 폭이 넓기는 해도 매우 현실적인 가격대다,"라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앞으로 몇 개월에 걸쳐 금의 가격대를 확인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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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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