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카르텔인 OPEC이 원유 시장서 영향력 되찾을 수 있는 이유

 | 2020년 01월 17일 12:30

--By Ellen R. Wald, Ph.D

(2020년 1월 16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OPEC은 카르텔이 맞을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Abdulaziz bin Salman) 왕세자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빈 살만 장관은 다란에서 열린 석유 기술 컨퍼런스에서 OPEC은 오래도록 알려진 것과는 달리 "결코 카르텔이 아니며", 이는 매체들이 만들어낸 이미지에 불과하다고 주장 했다.

이 주장의 근거로 제시된 것은 OPEC이 유가 조작에 실패했던 몇 번의 과거 사례들이다. 하지만 OPEC은 실제로 카르텔의 역할을 하고 있다.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해도, OPEC이 유가를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지하는 것은 트레이더들에게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도움이 되는 일이다.

h2 OPEC은 카르텔의 정의에 해당하는가?/h2

카르텔은 특정 상품의 생산자 둘 이상이 공급을 제한하거나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협력할 때 형성된다.OPEC은 위의 정의에 들어맞는 전형적인 예시 로 간주된다. 1970년대 OPEC을 결성한 산유국들은 세계 원유 공급의 70% 이상을 차지했으며, 공급 제한을 통해 유가를 상승시켰다. 이들은 생산 제한과 가격 상승을 위해 공모하고 협력하는 등 카르텔의 본질적인 특징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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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1973년 오일쇼크가 일어나기 몇 주 전, OPEC 회원국들은 유가를 결정하기 위해 단일 집단으로서 주요 국제 원유 기업들과의 협상에 나섰다. 이 협상에 실패한 뒤에는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하기로 했다. 1973년의 OPEC은 회원국들의 산유량이나 수출량만이 아니라, 원유를 판매하는 가격까지 결정하는 집단이었다. 몇몇 OPEC 회원국들은 적절한 수준에 유가를 책정하려던 다른 산유국들과는 달리 최대한 높은 유가를 추구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이었던 자키 야마니(Zaki Yamani)는 유가가 지나치게 높아진다면 세계 경제 발전에 타격을 주거나 경기 침체를 유발해 원유 구입이 줄어들 수 있으니 합리적인 가격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한 지나치게 높은 유가는 비OPEC 산유국이 고유가로 이익을 볼 기회를 찾아 경쟁에 뛰어들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키 야마니의 주장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OPEC은 배럴당 $7에서 $8가 아닌 $13으로 유가를 책정했다.

h2 성공적인 가격 조작?/h2

지금까지 수많은 OPEC 회원국들이 자국의 수익을 위해 할당량을 초과해왔다. 이 사실은 OPEC이 카르텔이 아니라는 근거 중 하나로 제시되고는 하지만, 오히려 전형적인 카르텔의 행동 양식 중 하나이며 카르텔 유지가 어려운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과잉 생산에 따른 실질적인 피해가 없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범죄 조직들이 국제 마약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조직하는 마약 카르텔의 경우, 구성원들은 폭력 위협을 피하기 위해 카르텔의 결정을 따른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 OPEC이 가할 수 있는 가장 엄격한 제재는 제명이다.

현재 OPEC의 산유량은 글로벌 산유량의 40%에 달한다. 공급 제한을 통한 유가 조작 증산 에 나서기도 한다는 사실은 OPEC이 카르텔이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된다.

가격 조작에 실패할 때가 있다는 것이 OPEC이 카르텔로 기능하기 위해 구성된 집단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또한 2014년 미국 셰일 혁명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인 알리 알 나이미(Ali al-Naimi)가 OPEC의 입지를 되찾기 위해 원유 과잉 공급에 나섰던 것에서 알 수 있다시피, 가격 하락을 위한 과잉 공급도 카르텔의 전략 중 하나다. OPEC은 2014년 유가를 하락시켰지만 이는 카르텔로서 성공적으로 기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