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원유시장에서 예상해야 할 일

브렌트유의 12월 상승폭은 4월 이래 가장 큰 7%다. 연간 기준으로 WTI는 34%, 브렌트유는 24% 상승했다. 2016년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그렇다면 원유 상승론자들과 헤드라인 분석 알고리즘이 중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전야 트윗을 무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이 한 해 내내 기다렸던 바로 이 소식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던가? 무역전쟁은 빈번히 유가 상승을 막아왔으며, 심지어는 지정학적 긴장 상태와 공급부족에도 대량 매도를 유발하기까지 했다.

중국은 세계 제1의 원유 수입국이며, 2018년 중순 미국과의 보복성 관세전쟁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산 원유의 가장 큰 수입국 중 하나였다. 이런 중국의 입지와 중요도를 생각한다면 원유는 1단계 협상 소식으로 12월 31일을 상승 마감하며 2019년 반등세의 대미를 장식해야 했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1단계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소식으로 들뜰 수는 있겠지만, 이 협상은 긴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서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암시했던 10월 초부터 4분기 내내 상승세를 보였다.월스트리트의 연말 반등세는 트럼프와 그 동료들, 즉 래리 커들로(Larry Kudlow)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스티븐 므누신(Steven Mnuchin) 재무장관, 그리고 윌버 로스(Wilber Ross) 재무장관이 합심해, 사실은 극소량에 불과하고 거품이 대부분인 무역협상 타결 소식을 시장에 흘리면서 이루어진 것이다.유가는 4분기 중 13% 상승했다. "아주 규모가 크고 포괄적"일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형용사로 가득한 트윗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는 무역협상에 기반한 것치고는 매우 큰 상승폭이다.물론 실제로 서명이 이루어지는 2주 뒤까지 반등세가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중국 경제 전망과 원유 수요에 드리웠던 암운이 가시면서 시장이 더욱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국가 통계국이 지난주 발표한 데이터서는 11월 산업 기업 수익성의 개선과 전년 대비 통합 수익 5.4% 상승을 확인할 수 있다. 10월에 기록했던 연간환산치 기준 9.9%의 하락폭에 비해서는 장족의 발전이다.

이번 반등세가 일어난 것은 11월 중국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개선으로 광범위한 경제 회복 가능성이 힘을 얻은 덕분이다. 11월 경제 개선은 12월의 미국과의 1단계 무역협상 소식을 앞선다.

중국 정유시설이 2019년 중 정제한 원유량은 사상 최고치다. 소위 찻주전자(teapot)라고 불리는 소규모 민간 정유사들의 처리능력도 큰 도움을 주었다. 블룸버그는 지난 3월, 금년 정유능력은 일일 900,000 배럴 가까이 증가할 것이며 그에 따라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 보도했다.

중국 강세 소식에도 어두운 면이 있다/h2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와 동시에 유가 상승세를 뒤집을 수 있는 상황도 일어나고 있다.로이터에 의하면 중국이 공개한 올해 첫 석유 제품 수출할당은 2019년에 비해 53% 높다고 한다. 2,800만 톤에 달하는 수출할당량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정유시설들을 곤경에 빠트린 아시아 시장의 석유제품 공급 과잉을 심화시키게 될 것이다. 원유 상승론자들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2019년 원유 반등은 OPEC의 감산에 상당 부분 도움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OPEC은 러시아를 위시한 산유국과 OPEC+를 결성해 1월부터 일일 120만 배럴의 감산에 나섰다. 이 협약이 만료되기 직전인 12월에는 2020년부터 감산량을 일일 210만 배럴까지 증가시키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하지만 OPEC+가 2020년에 이런 엄격한 감산을 진행한다고 해도, 미국의 셰일유 생산량이 다시 늘어난다면 유가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 장기간 원유시장에서 거래한 트레이더들의 의견이다. 미국 산유량이 2019년 일일 1,290만 배럴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총 산유량 반 이상을 차지하는 셰일유는 어느 정도 제한된 모습을 보였다. 가동 중인 시추공 수는 2018년 말에 기록한 885곳에서 677곳까지 감소했다. 208곳, 내지는 24%에 달하는 수치다.

h2 셰일유 생산량 반등을 무시하지 말라/h2

뉴욕 에너지 헤지펀드인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의 공동 창립자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시추공 수가 24% 감소한 것은 연중 가격 불확실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WTI는 여름 내내 배럴당 $50에서 $55 사이를 맴돌며 원유 시장 전반에 압박을 가했다.

킬더프는 OPEC의 추가 감산 결정은 12월 초순이 되어서나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으니, 미국 채굴업체들이 다시 산유량을 높이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유가를 생각한다면 향후 생산에는 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WTI가 배럴당 $60을 넘기면 셰일유는 매우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파리의 IEA에 의하면 미국산 셰일유를 필두로 한 비OPEC 회원국의 원유 공급은 2020년 중 일일 21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 한다.

국제 수요는 일일 900,000 배럴 적다/h2

한편 EIA는 국제 원유 수요가 일일 12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OPEC과 비OPEC 국가를 통틀어 일일 900,000 배럴의 원유가 남아돌게 된다는 뜻이며, 이는 OPEC+의 감산을 상쇄하기에 충분한 양이다.워싱턴에 위치한 국제금융협회(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 IIF)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브라질의 풍부한 산유량으로 2020년 원유시장에 공급 과잉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IIF의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가비스 이라디안(Garbis Iradian)이 이끄는 팀은 2020년 국제 산유량이 2019년에 비해 일일 19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개중 반 이상은 미국산 원유가 될 것이다. 총량의 2%에 조금 못 미치는 산유량이지만, 원유시장의 균형은 언제나 섬세하며 수요나 공급에 아주 작은 차이가 발생하기만 해도 유가에는 큰 영향이 갈 수 있다.

상승론자들, 세계적 긴장 상태에서 도움 얻을 수 있어/h2

수많은 미지수 중 원유 상승론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하나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다.

미군은 주말 중 이란의 후원을 받는 무장집단 카타이브 헤즈볼라(Kata'ib Hezbollah)에 공습을 가했다. 수요일에는 이에 분노한 시위대가 바그다드 미국 영사관에 진입했으나 미국이 추가 병력을 투입하면서 후퇴했다.

평소 원유 강세를 주장하는 시카고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Price Futures Group)의 애널리스트 필 플린(Phil Flynn)은 "약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유가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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