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 로봇산업은 이미 충분히 성숙한 산업이다. 지금도 성숙했지만 앞으로 더욱 크게 성장할 산업이기도 하다. 최근 투자시장에서 유행어가 되다시피 한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이 바로 로봇산업인 것이다.
로봇은 컴퓨터처럼 정보처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메카닉적 기능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IT와 기계의 융합산업이라 할 수 있다. 로봇은 이미 산업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로봇에 대한 정의가 불명확한 것이 사실이다. 좁게는 로봇산업을 자동화 프로세스 개발에 한정하기도 하지만 폭넓게는 인공지능까지 로봇산업의 영역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다양한 영역의 기술 산업들이 하나의 종착점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ETF로 유망 로봇산업 투자
앞으로 성장성이 유망한 로봇산업에 투자하고 싶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로봇산업에 대한 이해도 얕고 정보도 부족하지만 그다지 걱정할 것은 없다. 글로벌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로봇 ETF를 통해서 로봇산업의 최첨단에 있는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로봇 ETF는 Global Robotics and Automation Index ETF (ROBO), Global X Robotics & Artificial Intelligence ETF (BOTZ), First Trust Nasdaq Artificial Intelligence and Robotics ETF (ROBT), iShares Robotics and Artificial Intelligence ETF (IRBO) 등 4개가 있다. 하지만 이 중 ROBT와 IRBO는 2018년에 상장된 ETF로 운용 기간이 짧기도 하고 운용규모나 거래량 역시 아직은 미미해서 투자자들이 쉽게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봇산업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ROBO와 BOTZ 두 종목에 관심이 모이게 될 것이다.
ROBO는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 로봇산업을 대표하는 ETF이다. 2013년 10월에 상장된 종목으로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여러 국가들의 로봇 관련 기업 91개 종목을 편입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한국의 코스닥 상장사 고영 테크놀로지도 포함되어 있다. ROBO의 현재 운용자산규모는 14억 달러이고 보수율은 0.95%이다.
BOTZ는 ROBO보다 후발주자이지만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르다. BOTZ는 2016년 9월에 상장되어 운용 기간이 3년이 채 안 되었지만 금년 들어 운용자산규모가 16억 달러로 증가하며 ROBO를 추월해 버렸다. ROBO는 주요 로봇 ETF 중에서 금년 자산이 유출된 유일한 ETF이다. 일 평균 거래량에 있어서도 BOTZ는 1,440만 달러로 ROBO의 830만 달러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만 본다면 머지않아 로봇산업의 대표 ETF 타이틀은 ROBO에서 BOTZ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로보 ETF, ROBO vs. BOTZ
투자자들이 BOTZ를 선택하고 있는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BOTZ의 보수율이 더 저렴하다는 점이다. BOTZ의 1년 보수율은 0.68%로 위에서 말했던 ROBO의 보수율 0.95% 대비 30bp 가량 저렴하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 투자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격차이다. 더군다나 금년 들어 보수율 인하 경쟁이 치열한 ETF 시장에서 ROBO의 1%에 가까운 보수율은 분명 부담스러운 수준임에 틀림없다.
BOTZ가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편입된 종목수가 34개로 상당히 적은 편이며 그렇기 때문에 로봇산업 자체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는 점이다. 물론 ETF에 편입된 종목수가 적을수록 좋은 ETF라는 말은 아니다. 편입된 종목이 적으면 해당 테마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는 장점은 있지만 대신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적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BOTZ에 투자자들이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듯하다.
ROBO와 BOTZ의 또 다른 차이점을 찾아보자면 ROBO는 편입 종목 중 미국 기업의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고 일본 기업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BOTZ는 반대로 일본 기업이 50%의 비중을 차지하고 미국 기업의 비중은 30% 내외이다. 이 역시 어느 한 쪽이 더 우월한 구조라고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향후 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률 측면에서 큰 차이를 유발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성장산업에 선제적 투자
이 두 종목의 금년 수익률은 어떨까? ROBO의 금년 누적수익률은 23.1%이고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1.3%이다. BOTZ는 금년 누적수익률이 30.0%이고 1개월 수익률은 13.6%이다. 미국 증시 S&P 500지수가 금년 20.7%, 최근 1개월 9.4% 상승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두 종목 모두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였다는 점에는 틀림없다. 일단 현재는 BOTZ가 ROBO보다 다소 앞선 수익성을 보이지만 큰 차이로 보이지는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의 발달과 함께 로봇산업 역시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ROBO와 BOTZ 역시 장기적으로 크게 상승할 ETF들임이 분명하다. 투자자들은 현명한 판단으로 성장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