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위기 극복 떠올리며 원유 도박판에 나선 사우디

 | 2019년 03월 28일 10:26

(2019년 3월 27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진행하며 러시아와 전에 없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면에는 배럴당 유가를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면 시장 점유율을 거는 것도 감수할 수 있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의지가 자리잡고 있다.

2017년에서 2018년 중반까지 한 번, 그리고 금년 들어 다시 한 번 - 이번에는 러시아와 협력해서 - 미국 셰일유와의 난전에서 위기를 모면하는 것에 성공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를 배럴당 $80 이상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정치사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문자 그대로 살인 -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 기자의 살인사건은 국가 재정 보다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의 평판을 크게 해쳤다 - 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것에서, 예멘 전쟁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대가를 치른 것까지, 사우디아라비아는 어떤 것이든 원하기만 한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담대함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h3 대담한 원유 도박/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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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현재, OPEC 역사 60년 중 가장 규모가 큰 도박판에 뛰어든 이유가 이것이다.

미국의 산유량이 지난달 사이 점차 줄어들기는 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장 점유율에 가하는 위협은 여전하다. 각종 매체는 미국 원유 수출이 사상 최고 수준인 일일 360만 배럴에 달했으며, 아시아의 주요 고객인 인디언 오일(Indian Oil, NS:IOC) 또한 미국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익월 산유량은 평상시보다 30% 가량 하락한 일일 700만 배럴 이하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에너지 장관 칼리드 알파리(Khalid al-Falih)는 연설마다 "시장 균형 회복"을 외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식으로 고유가를 뜻하는 말이다.

뉴욕 에너지 헤지 펀드인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의 창립 파트너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알파리의 반응은 허세이자 셰일유가 품은 잠재력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 태도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EIA는 미국이 2025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짐짓 우아한 척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알파리 측은 금년 초,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와 가스 재고가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킬더프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도 원유시장의 스윙 프로듀서 자리를 차지하고 가격을 결정할 힘이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셰일유와의 경쟁은 큰 위험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킬더프는 루이지애나 연안 원유항(LOOP)을 예시로 들었다. 이 원유항은 직접수출에 나선 첫 해에 11척의 초대형 유조선을 채웠고, 이중 60%는 인도로, 23%는 중국으로 수출되었다.

또한 이렇게 덧붙인다:

“경유만의 문제가 아니다. LOOP는 콘덴세이트와 미국산 중유 등, 중동산 원유와도 비교할 만한 물품을 수출하고 있다."

h3 셰일유 라이벌, 석유 초대기업 포함/h3

이보다 큰 위협을 끼칠 수 있는 것 라이벌로는 업계를 장악한 초대기업 엑손모빌(Exxon Mobil, NYSE:XOM)이 있다. 엑손모빌은 미국에서 가장 원유가 풍부한 셰일 분지인 퍼미안에서 배럴당 $35 선의 유가만으로도 두자리수에 이르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엑손모빌, 그리고 그와 비슷한 규모의 "석유 초대기업" 쉐브론(Chevron, NYSE:CVX)은 퍼미안에서 일일 100만 배럴을 추가로 생산할 계획을 세웠으며, 배럴당 $15로 셰일유를 생산할 방법을 찾고 있다 - 지금까지는 중동에서만 실현 가능했던 액수다.

하지만 시카고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Price Futures Group)의 필 플린(Phil Flynn)은 셰일의 잠재력이 과대평가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시장에 적당한 가격으로 원유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을 되찾을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덧붙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신과 러시아가 여전히 업계에서 가장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언제든지 원유 생산을 중단해 가격을 높일 수 있다. 셰일유 업자들과는 달리 이들은 생산에 제한이 없다.

h3 사우디의 도박 결과를 결정짓는 것은 경제, 베네수엘라, 트럼프/h3